[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이 5일 부산을 찾아 동남권신공항 입지로 가덕도가 결정되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여론을 의식해 정부가 신공항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날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희망 고문을 끝내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동남권신공항과 관련해 "신공항은 정부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가덕신공항으로 결정이 되면 적극적으로 도와서 조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예결위원회 소위원회 간사인 조해진 의원도 "가덕도로 추진된다면 인천공항과 투톱 공항 전략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며 "그런 비전이라면 전폭적으로 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가덕신공항으로 결정되면', '가덕도로 추진되면'이라는 발언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부산을 찾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여론을 의식해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구·경북에서는 '밀양 신공항'을 희망하는 만큼 당 지도부 차원에서 유보적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행보는 민주당 지도부와 대비된다. 이낙연 대표는 전날 "여러분의 간절한 요구 그대로 부산·울산·경남의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관련 연구용역비 예산 편성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제안이 여러분이 걱정하는 향후 절차의 단축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 받아들여도 될 것 같고, 가덕도 신공항이 검토 대상으로 올랐다는 것도 되겠다"고 말했다.
5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