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 소송전에 돌입할 경우 당선인 확정과 패배 인정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의 불복 시위도 이어져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선거운동본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확실한 것은 이번 선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는 재검표 필요성이 있거나, 최종 승자 결정시 법적 문제가 있는 주들은 물론 어느 주에서도 승자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존 대선 불복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대규모 소송전에 대한 예고도 남겼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대표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했다. 그는 공식 승리 연설에서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통합과 협력을 강조했다. 평화적 정권 이양을 희망하는 메시지도 담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승복 메시지를 거부했다. 앞서 그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부정선거에 대한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서 "조작된 선거가 진실을 훼손했다"고 개표 결과에 불복 입장을 밝혔다. 미 대선 역사에서 패자가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공화당 내부 인사들은 향후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망하면서도,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지지하거나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 대통령 최종 당선 확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트럼트 대선 캠프는 위스콘신주에서 재검표를 요구할 계획이다. 재검표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시로 시작되며 결과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조지아, 미시간 등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의 부정성을 확인해달라 법원에 요청했지만 둘 다 기각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연방 대법원까지 들고 갈 계획을 시사한 바 지리한 소송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로 기록된 2000년 대선 당시 대선일부터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승복 선언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36일이 소요됐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선거 불복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애리조나 피닉스, 조지아 애틀랜타 등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열었다. 막판 접전지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 조지아주 등에서도 트럼프 지지자 수백 명이 주 의사당에 모여 '사기 선거'라고 비판했다.
7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성난 지지자가 조 바이든 당선 축하 군중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경합 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인단 273석을 확보,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 됐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