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아직은 안주할 때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의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져 글로벌 증시와 국제유가는 동반 상승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가능성을 신중하게 낙관하고 있다"면서도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의료종사자와 의료 시스템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어 지금은 결코 안주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결과가 나왔다.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예방율이 90% 이상이라는 발표가 나온 지 일주일만에 잇단 낭보다.
WHO는 앞서부터 팬데믹 상황에서 최선의 방역은 '거리두기'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트위터에서 "백신 자체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하지 않는다"며 백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숨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 과학자도 "모더나의 중간 결과 발표는 충분히 고무적이지만, 백신 관련 부작용, 지속성, 고령층 영향 등과 관련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27일 미 뉴욕주 빙엄튼에서 한 간호사가 미 국립보건원(NIH)과 모더나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백신 실험을 위해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더나의 백신은 화이자-바이온엔테크 백신에 비해 유통과 공급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개발됐지만,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 초저온 보관이 필요해 유통이 쉽지 않다. 그러나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또는 의료용 냉장고의 표준 온도인 영상 2.2∼7.8도에서 최대 30일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백신 낭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6% 오른 2만9950.44에 장을 마감해 장중과 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쓰며 3만 선에 턱밑까지 근접했다.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16% 상승한 3626.91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신고점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30 지수, 프랑스 파리 CAC40 지수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백신 관련 희소식에 모두 1% 안팎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0%(1.21달러) 급등한 배럴당 41.3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2.4%(1.04달러) 오른 배럴당 43.82달러에 장을 끝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