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1대 국회 출범 이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동산 관련 주요 공약들이 속속 법안으로 발의되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에 지역구를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통해 이 지사의 공약을 구현할 법안들을 청부입법 형태로 발의하는 중이다. 이 지사가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대선 아젠다를 선점하고자 과감한 공약을 추진 중인 가운데 경기도는 중앙정부, 국회 등과 협력해 법제화를 도울 방침이다.
25일 국회와 경기도에 따르면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가와 관할 기초자치단체에만 귀속되는 개발부담금을 국가와 기초지자체, 광역지자체가 각각 30%, 50%, 20%씩 배분토록 하는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발부담금은 개발사업에 따른 이익을 환수해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는 게 목적이지만, 실제 재원 배분에선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배제됐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 법안은 이 지사의 공약을 반영한 것이다. 이 지사는 공공 개발이익을 도민에게 환원해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개발이익이 특정 집단에게 유용되는 것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7월12일에도 이런 내용을 담은 민선 7기 후반기 도시주택 분야 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청 차원에서김철민 의원과 만나 입법화를 지속적으로 논의했으며 5개월여 만에 법안 발의까지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2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 신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5차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경기도청
경기도가 이 지사의 부동산 공약에 관해 국회와 입법화를 논의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2일엔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외국인이 투기과열지구 또는 조정대상지역의 토지를 취득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매입을 차단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으로, 경기도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26일 외국인과 법인이 도내 23개 시·군에서 토지를 살 때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한 바 있다.
아울러 2일엔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경기도의 청부입법 형태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과 '택지개발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들은 공공 주택사업의 무상귀속 시설 확대와 개발이익 재투자 근거를 담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개정안들이 통과되면 광역지자체의 재정건전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중앙정부와 국회의원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반드시 법제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