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영국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첫 접종은 오는 7일부터 시작해 영국 전 지역에 공급될 전망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웨일스주 레스섬에 있는 워크하르트 제약 제조 시설에서 'AZD1222'로 알려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들고 있다. 앞서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AZD1222'의 심사에 들어갔으며 존슨 총리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백신이 승인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정부는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승인하라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면서 "백신은 다음 주부터 영국 전역에서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매우 기쁜 소식"이라며 "영국 각지 병원이 백신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영국이 승인한 화이자 백신은 임상 시험 최종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95%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영국은 현재 화이자 백신 4000만회 분을 주문한 상태로, 이는 인구 2000만 명을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영국의 전체인구는 6600만 명이다. 백신 승인에 따라 연말까지 1000만회분, 약 500만명 정도가 접종을 마칠 전망이다. 백신 접종 우선 대상자에는 요양원 거주자, 보건·간병인, 노인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승인 직후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은 코로나19와의 사투 속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영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시기적절한 조치를 취한 MHRA의 대응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은 서방국가 중 가장 먼저 백신을 공급하는 나라가 됐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10분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4만여명으로 세계 7위를 기록하고, 누적 사망자는 6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백신 공급은 식품의약국(FDA) 승인 심사날인 오는 10일 이후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이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위해 신속히 움직이지 않는다며 FDA 관계자들을 닦달했다"고 보도했다. 백신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업적으로 삼고 있는 만큼 영국보다 앞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려던 의도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