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는 1교시 국어 과목에서 쉽고 2교시 수학에서는 보다 어려운 편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림막 설치 등 시험 환경이 예년과 달라지면서 1교시가 변별력을 가리기보다는 응시생의 적응 무대가 됐다는 평이다.
3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의 난이도는 전년의 2020학년도 수능보다 쉬운 편이었다. 입시학원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지난 6월 및 9월 모의평가, 전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평했으며, 비상교육도 9월 모평 및 전년 수능보다 약간 쉽다고 판단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들 발언 중에서 '6·9월 모평보다 더 어렵게 출제하지 않겠다', '국어에서는 제재에 따라 특정 집단이 유불리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주목했다"며 "과도하게 어려운 인문사회 지문 때문에 이공계 응시생이, 이공계 지문 때문에 인문계 응시생이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가림막과 마스크 때문에 수험생은 긴장이 극에 달했지만 다행히 국어 1~15번 문제들이 쉬웠다"면서 "적응을 잘못했으면 2·3교시까지 영향받았을텐데 일단은 편안하게 출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이 적응을 마쳤을만한 2교시에서는 국어만큼의 난이도 하락이 있지는 않았다. 입시 전문가들의 평을 종합해보면 외려 이공계가 보는 수학 가형은 전년보다 난이도가 더 높아지거나 비슷했고, 인문계가 보는 나형은 비슷하거나 쉬워진 정도였다.
두 유형의 고난이도의 '킬러 문항'은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지만, 가형의 경우 이른바 '준킬러 문항'으로 인해 2~3등급 내지 중위권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1등급 구분 점수는 가형과 나형 모두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가형의 경우 중위권 학생은 중반 문항에서 시간 안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당국도 코로나로 인한 난이도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능 출제위원장인 민찬홍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예년 기조 유지가 중심 틀이었고 출제진과 검토진, 각 영역 위원장과 위원들 전원이 코로나19로 인해 재학생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처음 출제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특별히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데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예년의 변별력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전체 출제 방향을 밝혔다.
민찬홍 2021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 출제 원칙과 경향, 난이도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