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잠시 미루기로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이 9일 예정돼 있는 만큼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오늘 오후 2시에 본회의 열리면 필리버스터 하고 해서 현재 국회 상황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주에 할 수도 있고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주말에도 대국민사과를 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대국민사과 의지는 변함이 없음을 알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와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4년째를 맞는 이날 두 전직 대통령 과오에 대해 사과하려고 했지만,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안 등을 강행 처리하면서 충돌이 빚어지자 이러한 상황에서 사과하는 것은 시점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내며 김 위원장에 힘을 실었다. 원 지사는 "4년 전 오늘이다. 국회는 탄핵소추를 의결했다. 그 뒤 4년 동안 우리 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사과드린다.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권력이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탄핵의 해석을 놓고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도 안 된다. 국민의힘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의힘과 하나가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