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최기철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이 그대로 효력을 유지할지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12부(재판장 홍순욱)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지하2층 B205호 법정에서 심문기일을 연다. 윤 총장 측에선 이완규 변호사와 이석웅 변호사가 출석할 예정이다. 윤 총장의 출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소송 상대방인 추미애 법무부장관 측에서는 대리인인 이옥형·이근호 법무법인 공감파트너스 변호사들이 나설 예정이다.
지난달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조치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심문 하루만에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친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인 만큼 재판부 결정이 하루만에 나오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전망이다.
윤 총장과 정부 소송 당사자인 추 장관은 이번 심문이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징계의 실익을 따지는 마지막 관문이라고 보고 총력을 기울여 맡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본안소송 결론이 윤 총장 임기만료인 내년 7월 이내에는 나오기 쉽지 않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20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인 징계취소 소송만 해도 1심 선고가 나오기 까지는 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헌정사상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을 다루는 심리이니 만큼 1심만 하더라도 윤 총장 임기 만료시까지 선고가 나올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윤 총장이나 추 장관이나 1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패소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갈 것이고, 대법원에서 선고가 있더라도 재상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내년 안에 종국적 결과가 나올지 여부도 전망이 쉽지 않다"고 했다.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당사자들에 대한 타격이 매우 크다는 점 역시 재판부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인용결정이 나면 윤 총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겠지만 정부로서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반면, 기각 결정이 날 경우 윤 총장은 정직기간 2개월 동안 집중돼 있는 검찰 인사와 월성1호기 수사 등 주요 현안에서 배제된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징계처분이 사실상 해임과 같은 효력이라는 평가가 많다.
윤 총장은 지난 15일 2차 징계심의위원회에서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1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재가로 징계 효력이 확정됐다.
윤 총장은 다음날인 17일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서를 내고 정직 처분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있고, 처분 효력을 정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직 기간 검찰 총장 직무 수행을 못하는 것은 금전 보상이 불가능하고, 헌법과 법치주의에 따른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훼손이라는 취지다.
그는 판사 사찰 문건과 채널A 사건 감찰·수사방해, 정치적 중립 위반 등 징계 사유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 공백 시 월성 원전 수사 등 주요 사건 수사에 차질이 있을 수 있고, 1월 인사 시 주요 사건 수사팀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점도 정직 처분 중지 근거로 내세웠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도 윤 총장의 '회복할 수 없는 손해'와 집행정지의 '긴급한 필요'를 인정해 직무배제를 정지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당시 징계 혐의자였고, 지금은 징계 처분을 받은 상태여서 같은 결론이 내려질 지 알 수 없다. 재판부는 직무배제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신청인에 대한 징계 처분이 아니라 징계 시까지 신청인의 직무 집행을 배제하는 내용의 처분"이라며 "징계 사유의 존부를 심리 및 판단함이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검찰청으로 각각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최기철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