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장기 수혜를 점치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마련 중인 바이오 캠퍼스 조성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전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 15%를 부과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의약품 관세는 추후 이어질 품목별 협상에서 정해질 예정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면서 의약품 관세에 낙관적인 전망을 더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의약품 관세 우려를 불식하려 했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약품 관세 부과를 거론한 탓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내각 회의에서 수입 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관세 부과 전까지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주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같은 달 29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수입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살을 붙였습니다.
국내 업계에선 의약품 관세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대로 200%까지 치솟진 않겠으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무관세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의약품 관세 부과가 확정되면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가 부과됩니다. 위탁개발생산(CDMO)의 경우 생산을 맡긴 고객사가 관세를 부담해 단기적으로는 관세 악영향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의약품 관세 부과가 장기화하면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한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경우의 수도 고려해야 합니다.
관세 부과를 회피하는 방법은 현지 생산 시설 확보입니다. 국내 CDMO 업체 중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현지 공장을 갖고 있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출범과 함께 미국 시러큐스에 위치한 BMS 공장을 사들였습니다. 이 공장 생산능력은 4만리터입니다.
이론상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유통하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관세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고객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인 셈이죠. 공장 확장을 통해 생산능력을 키우면 론자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하에서 수주 경쟁력 강화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보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성에 무게중심을 두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는 20만2285㎡(약 6만1191평) 면적에 조성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CDMO 전초기지입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27년 1공장 가동을 목표로 2030년 바이오 캠퍼스 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시러큐스 공장 확장보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 조성을 서두르기로 한 계획은 의약품 관세 부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금 투입처를 한 곳으로 집중하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됩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관세 관련 복합적 상황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 공장 확장보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