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코로나19 시기에도 불구하고 재택을 하는 곳과 안 하는 곳이 많이 차이가 난다. 재택을 한 번도 안한 회사도 있고, 하다 말다 하는 곳들도 많다. 거의 대부분 안 하는 곳이 많다. 특히 중소기업 쪽은 (재택을) 안 하는 곳이 많다. 원래 열악하던 곳이 여전히 열악한 것이다.” (게임업체 A사 관계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게임업계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업체 규모에 따른 노동환경 불평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주요 게임업체 노조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재택 가능성이 낮아지고, 업무 강도 측면에서도 차이가 났다.
게임계 빅3로 꼽히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은 재택근무 체제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규모 업체의 상황은 다르다.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실적을 낸 데다가 재택근무를 할 만한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거나, 회사 분위기 상 재택근무를 권하지 않는 곳이 많다. 또한 회사에 나와 근무하는 경우 초과근무 기록이 일정 시간을 초과해 반영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공식적인 시스템에 야근 기록이 남지 않도록 조치하는 곳도 많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한 게임업체 노조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닌 인원수가 적은 사업장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강제로 연차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규모에 따라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작년도 매출이 많이 올랐다”면서도 “재택 환경 조성을 할 수 있는 회사와 그것을 할 수 없는 회사가 구분이 된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환경 조성을 위한 인프라 자체가 제대로 구축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년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세계 4위 규모로 성장해왔지만, 여전히 다수의 사업체에서 야근 및 초과근무 관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게임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 및 온라인 협업 도구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소업계에 필요한 투자 및 자금조달이나 신규 사업 기회 등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충분한 인력으로 구성돼 분업화가 확실한 대기업에 비해 한 사람의 개발자가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소규모 업체일수록 소수의 인원들이 부담을 짊어져야만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 실감형게임 개발업체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