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LG(003550)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축으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 및 협력을, 해외에서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한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14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은 취임 초부터 개방형 협력과 혁신이라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해 오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적 혁신을 위해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발굴을 강화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사이언스파크의 오픈이노베이션실은 LG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그룹의 전략 방향을 설계하고 계열사간 활동도 조율한다. 전략에 맞춰 계열사들도 자체적인 개방형 혁신 활동을 적극 추진해가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 내 개방형 연구공간 오픈랩은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미래 혁신 기술의 공동 연구, 개발 협력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400평 규모의 스타트업들을 위한 전용공간인 오픈랩에는 △로봇프로세스 △인공지능(AI) △VR △빅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창업자가 입주해 있다.
오픈랩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임대료 및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LG사이언스파크 내 3D 프린터, 물성분석기기 등 첨단 연구 시설 등도 사용할 수 있다. LG는 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업이 개방형 연구공간에 함께 입주해 인적 네트워킹 및 기술 교류 등을 통해 내외부 시너지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 계열사별로 연구개발(R&D) 컨설팅,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지도 및 연구 인프라 등을 제공하며 국내외 전시회 공동 출품 등을 통해 해외 진출 판로 등도 지원한다
LG사이언스파크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소재·부품, 바이오 등을 주제로 스타트업 테크페어 행사도 진행해 오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스타트업까지 범위와 규모를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에 첫 투자를 시작한 이래 자율주행, AI, 로봇, AR·VR, 바이오 등 그룹의 미래 준비 차원에서 신기술 및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독일·이스라엘·러시아에 소재한 테크센터 역시 현지 글로벌 기업 연구소, 벤처기업, 대학 연구소 등과 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 등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LG는 AI를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발빠른 투자를 진행해 오고 있다. 실리콘밸리 내 LG그룹의 벤처투자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올해 집중적으로 AI분야에 투자했다. AI분야 투자도 제조, 전장, 검색, 의학 등 전방위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 투자한 업체만 3곳이다. 몰로코(Moloco)는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모바일 광고 관련 스타트업이다. AI 기술을 이용한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이 전세계 약 75억의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맞춤 광고를 적재적소에 노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이스라엘 업체인 '제브라 메디컬 비전(Zebra Medical Vision)'는 엑스레이 결과 등 의료 영상을 AI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헬스 분야의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 1100개 이상의 병원 및 의료기관과 제휴를 맺어 영상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데이터 플리츠(Data Fleets)'는 데이터 머신러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G는 AI를 이용해 차량 상태를 원격 진단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 이스라엘의 '오로라랩스'에도 투자했다. 오로라랩스의 AI 기술로 차량 상태 점검하고 차량 시스템의 결함이나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무선으로 자동 수리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머신러닝 자동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H2O.ai', 제조업 특화 AI 솔루션 스타트업 '마키나락스', 딥러닝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는 '딥인스팅트' 등에도 투자 손길을 뻗었다.
한편 LG는 지난 2019년 10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조성한 3200억원 규모의 '그로스 엑셀러레이션 펀드(Growth Acceleration Fund)'에 출자했다.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가 200여억원을 공동 출자해 투자를 진행해 AI 분야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도 미국 차량용 AI 센서 스타트업 에이아이(AEye), 미국 AI 프로세서 설계 업체 자이어팰컨(Gyrfalcon), 감정분석 AI 전문업체 아크릴(Acryl)에도 투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