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해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중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연내 상장할 수 있다는 소식에 증권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며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IPO를 통해 외부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경우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완화되면서 기업 가치도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분사를 결정한 지난해 9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중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1분기 내 IPO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초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됐던 것보다 시기가 크게 앞당겨지면서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하반기 중에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기 상장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진 바 없고 확정 사안은 공식적으로 알릴 계획"이라며 "입찰제안서 발송 여부도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하는 가운데 배터리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만큼 IPO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충해야 하는 LG 입장에서 조기 상장에 성공할 경우 차입의 형태가 아닌 상태로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비 마련을 위해 IPO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예상 매출액을 13조원으로 잡고 오는 2024년까지 30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배터리 분야가 향후 2~3년간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100GWh(기가와트시) 수준에서 2023년 260GWh까지 높이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IPO를 통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도 제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부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1~2위를 다투는 중국 CATL과의 기업가치(EV)는 약 165조원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를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IPO 진행 시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확보된 자금은 유럽, 중국, 미국 등 전기차 시장의 생산기지를 확충 및 연구개발(R&D)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의 수주잔고 기반으로 올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은 출하량과 생산능력 기준으로 CATL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