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섰다. 준법위가 파기환송심 재판부로부터 실효성 기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이와 상관없이 '준법 경영'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21일 변호인을 통해 계속 준법위를 지원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을 비롯해 준법위 위원들에게 "앞으로도 본연의 역할을 다 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한 뒤 사흘 만에 나온 첫 옥중 메시지다.
실형 선고 당일에도 특별한 말을 남기지 않았던 이 부회장이다. 이번 약속은 본인의 실형 선고에 흔들리지 말고 애초 설립 취지대로 삼성의 준법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는 주문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로부터 "새로운 준법감시제도는 실효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앞으로 좀 더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뇌물공여 등 혐의와 관련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더불어 선고 이후 준법위 안팎에 제기되는 '무용론'을 확실히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설립 초기부터 '집행유예 판결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들은 준법위의 태생적 한계를 이번에야말로 뛰어넘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본인의 실형 선고 이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준법위 무용론을 다잡고 '준법 경영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것"이라며 "재판부로부터 양형 요소로 반영할 만큼 평가받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준법 경영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첫 옥중 메시지로 재판 결과 등과 관련한 사안이 아니라 계속 강조한 준법 경영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 당시에도 "준법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한 뒷받침을 하겠다"며 "이제라도 준법위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저와 삼성에 대한 소중한 질책도 듣겠다"고 좀 더 확실한 준법 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또 "준법을 넘어서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반드시 정도를 걸으며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준법위는 이 부회장 구속 수감 이후 처음으로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 사무실에서 정기회의를 진행했다. 대외후원금 지출, 내부거래, 신고 거래 등 기존 감시 업무 외에 '준법 감시 리스크 유형화'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감시강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