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정부의 방역 조치에 따라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해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 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관련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등 코로나19 방역부처로부터 화상으로 '2021년 업무보고'를 받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2월 입법을 추진하고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제'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4개월간 100조원이 들어가는 관련 입법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입법화 과정에서 지원 대상과 방식, 규모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는 28일 총리공관에서 목요대화를 주재하고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윤후덕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등과 손실보상제 법제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 1년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이러스를 막아낸 '방어의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한 '반격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다음 달부터 백신과 함께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가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늦어도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발견+예방(백신)+치료(치료제)'를 통한 코로나19 조기 극복 방안 등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검사 및 역학조사 역량을 높여 감염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고, 병상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개편해 정책 효과성은 유지하면서 국민 피로감은 줄여나가겠다고 했다.
식약처는 백신·치료제 사전검토 및 심사를 통해 심사기간을 단축하고 전문가 자문을 3중(검증자문단·심의위원회·최종점검위원회)으로 거쳐 꼼꼼히 안전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백신과 치료제의 생산·유통·사용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하고 이상사례를 모니터링하며, 4563억원을 투입해 백신·치료제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보고했다.
질병청은 현재의 3T(검사-추적-치료)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제조-유통-보관까지 맞춤형 콜드체인으로 예방접종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신뢰할 수 있도록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한다"며 "허가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다른 나라들의 경험을 참고해 혹시 모를 부작용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최대화할 수 있도록 접종 순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면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에도 방역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고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등 코로나19 방역부처로부터 화상으로 '2021년 업무보고'를 받고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제'를 관련 부처와 당정이 함께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