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1.0%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1.1% 성장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한 점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1.0%로 집계됐다.
분기별 성장률을 보면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3분기와 4분기에 각 2.1%, 1.1%씩으로 반등했다. 4분기에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마나 1%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달 초 세계은행(WB)이 지난해 세계 경쟁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제시한 점을 감안하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의 -5.1%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피하진 못했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는 5.0% 감소하며 1998년(-11.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도 2.5% 감소해 1989년(-3.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다만 정부는 역성장 방어를 위해 재정을 풀었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소비는 5%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6.8% 증가했다.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올렸지만, 민간소비는 이보다 큰 -0.8%포인트로 마이너스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순수출 기여도는 1.3%포인트였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 및 수도업이 유일하게 6.1% 성장을 기록했고 나머지 △농림어업(-3.4%) △서비스업(-1.2%) △제조업(-1.0%) △건설업(-0.8%) 등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GDP 성장률(1.1%)보다 낮은 0.7%에 기록했다. 교역조건 악화 탓에 전년대비 0.3% 감소하며 2019년(-0.3%)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GDI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국민 체감소득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am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