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의 조카 박철완 상무가 특수 관계 해소를 공시하면서 오는 3월 중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 간 세력 결집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개인 최대주주로서 금호석유 지분 10%를 보유한 박 상무가 우군 확보에 나선 것에 대응해 박 회장도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세력 포섭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상무는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보고자(박 회장)와의 공동보유관계 해소에 따른 특별관계를 해소하고 대표보고자 변경으로 신규보고”한다며 특수관계 해소를 선언했다. 상법상 특수관계인은 주주제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주주 지위를 얻어 독자 행보에 나선 것이다.
특수 관계 해제에 따라 박 상무는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박 회장의 지분은 6.69%이지만, 아들 박준경 전무 지분 7.17%, 딸 박주형 상무 지분 0.98%를 각각 합치면 총 14.84% 지분율을 차지한다. 이는 박 상무가 가진 지분보다 약 5% 가까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일부 투자자를 중심으로 1000억 원어치를 매입해 약3~4%의 지분을 확보, 박상무의 우군세력으로 합류하면서 양측 간 지분율 격차는 약 1% 대로 좁혀졌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에 따르면 박 상무는 지난달 27일 첫 공시를 낸 이후 주주제안서를 통해 사외이사, 감사 추천과 배당확대 등을 요구했다. 지난 3분기 금호석유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회사 이사진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등 총 10명으로 이 중 3월 주총을 앞두고 임기가 만료되는 인원은 총 5명이다. 박 상무가 이사회 장악을 위해서는 과반인 6명을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지분율로는 이사 교체를 위한 특별결의 통과 요건(상장 주식 3분의 1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오는 3월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박 회장과 박 상무간의 우군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과 자사주를 제외하고 박 회장과 박 상무간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주총을 앞두고 이사 선임 및 해임 등을 두고 지분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박 회장도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양측을 뺀 현재 금호석유의 지분 구도를 보면 국민연금 8.16%, 자사주 18.36%, 소액주주 48.64%로 구성돼 있는데 우군 확보를 위해 박 회장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편다면 지분율 격차는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해 NB라텍스 호황으로 금호석유의 4분기 영업이익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박 회장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도 좋은 만큼 우호 세력 결집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의 호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촉발된 경영권 분쟁은 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친화정책 강화를 야기할 것"이라며 "이에 3월 중순~하순으로 예정된 주총까지는 주가 모멘텀이 보다 강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8일 금호석화는 입장문을 통해 “박 상무가 주주제안을 통해 과도한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대처하겠다”며 경영권 방어 의지를 확고히 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