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효성(004800) 그룹의 소재·섬유 계열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주력 사업의 업황 호조와 성장 동력인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2일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 효성티앤씨의 주가가 장 중 45만8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최저점을 찍은 주당 9만6400원과 비교하면 4.7배가량 오른 셈이다. 소재 계열사 효성첨단소재 역시 지난 1일 장중 28만9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해 호실적에 이어 지속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친환경'에 방점을 둔 양사의 신사업에 기대가 실리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초부터 친환경을 최우선 경영 목표로 정하고 재활용 섬유 개발을 지속, 2008년 국내 최초 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리젠'을 개발해왔다. 지난해에는 불순물 세척 공정을 추가·강화하는 등 고품질 섬유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내 최초로 제주 폐페트병을 사용한 재활용 섬유 '리젠제주'를 론칭했다. 올해에는 '리젠서울'까지 '전국구'로 반경을 넓히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에 따르면 친환경 섬유 리젠은 지난해 대비 약 20%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다.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윤리적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영향력과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성장동력인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도 전기차향 수요 증가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현대차 넥쏘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진 탄소섬유는 새롭게 떠오르는 수소경제의 대부분 제품군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기대가 큰 상황이다.
효성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고, 올해도 스판덱스 수요 증가와 자동차 시장 회복으로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중심으로 실적 개선될 것"이라며 "리젠 등 친환경 원사와, 탄소섬유, 수소 등 신사업 부문에서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지난해 4분기 증권사 추정치(컨센서스)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4분기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영업이익이 전년비 55% 증가한 1301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웨어, 레깅스 등 스판덱스 함량이 높은 편안한 의류 소비와 마스크·보호복 등의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스판덱스는 올해에도 "없어서 못 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효성첨단소재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3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회복세로 타이어코드와 스틸 부문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봤다. 올해에도 업황 호조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과 외형 확대를 모두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