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이스타항공의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하반기 운항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매각 절차 자체가 지체되면서 당초 예상한 7~8월 보다는 다소 늦은 10월 전후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스타항공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인수희망자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이날 마감한다. 기존에 관심을 보였던 업체들 외에도 다양한 원매자들이 추가, 특히 쌍방울 등 유력 기업에서도 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LOI를 제출한 기업들은 약 일주일간 이스타항공에 대한 예비 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다음 달 14일에는 본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9년부터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성사되지 못했고, 올초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이후 공개입찰 일정도 한 차례 조정됐다. 이스타항공은 예비 인수자를 정해두고 입찰을 붙이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원했지만 원매자와의 협상에 시간이 소요되면서다. 하지만 지난 14일 국내 한 중견기업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으면서 매각에 속도가 붙었다.
매각 작업이 순항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운항 준비에도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5월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하면서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이스타항공 측에 따르면 현재 AOC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토부의 AOC 심사 이전에 필요한 준비 작업들을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조종사들과 승무원의 필수 교육과 면허 갱신을 위한 시뮬레이터 등 사전 작업에 3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이르면 10월 전후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AOC)재발급이라는 점을 감안해 긍정적으로 보면 국토부 심사 자체는 3~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필수 교육과 시뮬레이터 등 사전 준비 작업에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면서 "처음 회생 절차에 들어갔을 때가 2월경이어서 당시 기준으로 7~8월 운항을 예상했지만, 매각 자체가 지연됐기에 운항 예상 시기도 10월 정도는 돼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자 선정 이후 이스타항공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채권 변제 비율에 대한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다. 채권자들의 동의 3분의2 이상 받아야 회생계획안의 최종 인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규모가 가장 큰 채권자인 제주항공과 리스사들의 동의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매각 금액이 높을 수록 변제 비율 조정에 용이할 수 있어 채권자들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기업명을 들으면 알 만한 곳이 인수 참여 의향을 밝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