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산학 프로그램을 활용해 반도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대학의 연구역량이 곧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질적 성장을 좌우한다는 시각에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가 운영하는 삼성전자·포스텍 반도체 교육 프로그램(PSEP·POSTECH-SAMSUNG semiconductor Education Program)은 오는 4월15일까지 2021~2022학년도 대학원 1차전형 신입생을 모집한다. 6월15일 결정되는 최종합격자는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하는 삼성의 채용 전형(서류>삼성직무적성검사>면접>건강검진>최종합격)을 통과하면 내년 3월 PSEP 석사과정에 입학하게 된다.
PSEP는 삼성전자와 포스텍이 반도체 분야 교육 및 연구 역량을 강화함으로 반도체 분야 기술개발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8년 만들어진 산학협동 대학원 교육과정이다. PSEP 과정 학생은 학위과정당 한 차례 국제학회 참석기회가 부여되며 PSEP 필수교과목을 좋은 성적으로 이수한 경우 장려금 지급 등의 혜택을 받는다. 등록금과 주거 보조비가 지원되며 졸업 후 삼성전자에 취업하게 된다.
혜택을 받은 학생은 6주간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파견연구원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또 졸업 후 수혜기간의 2배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의무 근무해야 한다.
PSEP 운영 배경에는 지난 2018년 8월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새로 채용하겠다"던 삼성의 청사진이 깔렸다. 당시 삼성은 특히 산학협력을 비롯한 개방형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교수와 전공학생이 감소하고 있어 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은 2018년만 해도 연간 400억원(반도체 300억원·디스플레이 100억원) 수준인 산학협력 규모를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발표와 함께 서울대·포스텍 등 국내 주요 대학들과 산학 협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와 포항공대(포스텍) 관계자들이 지난 2018년 10월4일 포스텍에서 산학협력 강화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텍
포스텍과는 그해 10월 핵심 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기 위해 산학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의 지원을 받은 포스텍은 9개 학과(전자, 신소재, 창의IT, 컴공, 화공, 기계, 화학, 물리, 수학)에서 다양한 연구과제에 참여해 반도체 분야를 폭넓게 연구하기로 했다. 양측은 PSEP 외에도 △전자·재료 분야 관련 반도체 전략산학 과제 △물리·화학·수학 분야 관련 반도체 기초이학 산학 과제 반도체 분야 신임·퇴임교수 대상 연구 지원 △반도체 연구 인프라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단순히 대학들과 협약을 맺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반도체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자 산학협력센터를 2018년 만들었다. 출범 2년째를 맞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전·현직 교수 350여명·박사 장학생 및 양성과정 학생 400여명 등을 선발·지원했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과제 지원 규모를 기존 연간 400억원에서 2배 이상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산학협력 기금 1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밖에 회사가 보유한 첨단 반도체 설비를 대학들이 연구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 지원하고 있다. 국내 대학들이 반도체 연구 인프라 부족을 극복하고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2019년 삼성전자는 10여개 대학으로부터 약 100여 건의 연구용 테스트 반도체 제작 의뢰를 받아 모두 무상으로 지원했다.
산학협력 관련해 지난해 이한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산학협력센터장 상무는 "국내 대학들과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대학들이 우수한 실무형 연구개발(R&D)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