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달 은행 등 금융권 가계대출이 7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과 주식 투자 열풍에 따른 '빚투(빚내 투자)'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월만 놓고 보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였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1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은행 가계대출은 996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7조6000억원 증가했다. 1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역대 가장 큰 폭이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증가한 726조9000억원이었다. 이는 주택 매매와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진 결과다. 전월(6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8월 5만호, 9월에 5만1000호 수준이었으나 10월 6만7000호로 다시 활발해졌고 11월 8만9000호, 12월 8만3000호로 폭증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9월 1만9000호에서 10월 2만5000호, 11월 3만2000호, 12월 3만6000호로 늘었다.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은 전월 4000억원에서 이달 2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연말 시중은행들이 당국의 규제로 중단했던 신용대출 일부 상품을 재개했고, 규제 강화를 우려해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도 이어졌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통상 1월은 주택거래 비수기지만 지난해 10월 11월과 늘었던 주택매매거래 여파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대출 수요가 이어졌고 개인 주식투자 대출과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전월의 5조6000억원 감소에서 10조원 증가로 전환했다. 대기업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으로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자금수요 등으로 6조6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투자기관의 연초 자금운용 재개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2조2000억원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