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신규 정유화학 복합시설을 100%로 가동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영향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4조2803억원, 영업이익 931억 원을 거두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정유사업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한 석유 소비 감소로 8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석유화학(727억 원), 윤활기유(1101억 원) 사업의 선방으로 반등을 이끌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세계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정제마진 하락 속에서도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자동차와 가전제품의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료), 윤활기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저유황 선박유(LSFO) 등 수익성이 좋은 제품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린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4분기 산화프로필렌(PO)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는 직전 3분기에 톤당 595달러에서 85% 이상 상승한 톤당 1098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래 최고치다. 산화프로필렌의 수익성은 향후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달 28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좋은 시황을 이용하기 위해서 생산능력(캐파)이 30만 톤(t)인 산화프로필렌 생산을 3~4만 톤 정도 더 늘리고 있고, 향후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018년 말 가동을 개시한 에쓰오일의 신규 고도화시설(RUC&ODC)은 원가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은 원유보다 값싼 중질의 잔사유를 원료로 휘발유, 고급 휘발유용 첨가제(MTBE),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에틸렌 등을 생산한다. 이 프로필렌을 올레핀 하류시설(ODC)에 투입해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만들어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에 공급하는 것이다.

 

RUC와 ODC 두 시설은 3분기 두 달 동안의 정기보수 작업 이후 4분기에는 RUC를 포함한 고도화시설을 100% 가동해 원유정제시설을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렸다. 기타 정유사들이 4분기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낮추는 식으로 운영했던 것과다른 행보다.

 

제품 판로는 40년 이상 구축해온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전세계 이동 제한이 지속되면서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연료유 소비가 급감한 악조건에서도 에쓰오일은 수출 물량을 전년 보다 소폭(0.3%) 증대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특히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해외 판매 자회사와 협업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등 에쓰오일만의 장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은 올해부터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고도화시설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데다가 주요 생산설비가 지난해 정기보수를 마쳐 올해는 가동중단 없는 공장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주력 제품인 산화프로필렌, 폴리프로필렌 등 올레핀 품목들이 올해 들어서도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소비진작 정책으로 인해 자동차, 가전, 포장재 섹터의 탄탄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경쟁력 없는 설비들의 폐쇄가 늘고 있어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확산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정제 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회사 경영실적도 빠르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