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경쟁 가능한 조달체계 도입할 것"

"독점·독식이 낳은 범죄적 폭리 반드시 개혁해야"

입력 : 2021-02-16 오후 3:59:42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달청 중심의 조달체계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방정부 주도의 조달시스템 마련을 주장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지방정부 최초로 자체 조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달분야에서 조달청 독과점 체제를 허물고 경쟁을 유도하는 게 공정사회를 구현하는 첫걸음이라는 주장이다.
 
16일 이 지사는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350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 참석, 도정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공정한 경기도'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경기도 조달시스템(공정조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본회의가 끝난 뒤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경쟁 가능한 조달시장 마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20%가 넘는 품목이 독점으로 입점한 상황에서 가격관리 대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다. 
 
이 지사가 조달청을 겨냥하고 나선 건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의 품목이 시중의 일반 쇼핑몰에서 파는 것보다 더 비싼 사례가 많은 것으로 지적돼서다. 나라장터 쇼핑몰은 국가기관과 산하기관, 지방정부와 산하기관, 교육행정기관 등 5만7734개 기관이 물품을 구매해 조달하는 시스템이다. 2019년 기준 나라장터 쇼핑몰의 거래액은 19조7000억원이나 된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에 따르면 경기도가 제시한 나라장터 90개 품목 중 41개는 가격이 일반 쇼핑몰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이 지사는 조달청이 국가기관에 독점적으로 물품을 조달한다는 지위를 이용해 시장경쟁을 저해하고 가격을 왜곡시켜 불공정한 거래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는 국민 세금을 낭비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지사는 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 기사에 따르면 시중가 165~200만원에 불과한 제품이 조달청을 거치며 550만원으로 부풀려진 채 전국의 소방관서에 납품됐다"며 "이렇게 해서 4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게 사실이라면 공공 조달시장의 독점·독식 구조가 낳은 범죄적 폭리이자 형사고발을 검토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도의회에 도정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경기도 공정조달 시스템 도입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힘에 따라 경기도 후속업무 추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기도는 2022년 시범운영을 목표로 자체 조달체계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획재정부와 조달청 등 관련 부처 협의와 조달사업법령 개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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