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인 업황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자영업자 감소 등 소상공인 타격 여파로 작년 4분기 사업소득이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감소폭도 크게 늘며 근로소득도 뒷걸음 쳐 3분기 연속 가계의 근로·사업소득이 동반 감소했다. 그나마 정부의 재난지원금 등 정책효과가 방어했지만 저소득층의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으며, 소득분배 지표 역시 1년 전보다 악화해 양극화가 더 심화됐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가구(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 증가했다.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같은기간 0.9% 늘었다.
소득 종류별로 보면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이나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은 감소했고 이전소득만 크게 늘었다. 소득 중 비중이 68%에 달하는 근로소득은 340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줄었다.
특히 사업소득은 104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5.1% 줄었는데 이는 역대 최대폭 감소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자영업황 부진이 코로나19에 의해 직접 영향을 미쳤다"며 "고용동향에서도 보면 대면서비스업이나 기타개인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는데 이에 따른 사업소득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 동반 감소한 것은 작년 2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이는 통계작성이래 처음이다. 다만 전체 소득이 늘어난 데는 이전소득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2차 재난지원금 등 정부정책 효과여파다. 정부 관계자는 "이전소득은 기초연금 인상 등과 함께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등 4차 추경 영향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작년 4분기 이전소득은 전년대비 22.7%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는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하위 20%인 1분위 월평균 소득은 1.7% 늘었다. 이전소득이 16.5%로 크게 증가해 총소득은 상승했지만 근로소득은 13.2%나 줄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분위 역시 5.6%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중심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큰 폭 감소하면서 저소득층인 1~2분위 타격이 컸던 것이다. 실제 작년 4분기 임시·일용직은 34만9000명 감소했다. 반면 3~4분위 근로소득은 전분기와 같았으며 상위 20%인 5분위만 유일하게 1.8% 증가했다.
분배도 악화했다. 국민 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였다. 1년 전 4분기 4.64배보다 0.08배 포인트 악화한 것이다. 5분위의 소득이 1분위보다 몇 배 많은지를 뜻하는 이 지표는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토대로 소득분배상황 등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작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를 토대로 소득분배 상황 등을 점검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용·소득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된 상황을 엄중히 인식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기존의 피해계층지원을 조속히 집행 완료하고, 이들을 '더 두텁고 넓게 지원'하기 위한 추경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직접일자리 조기집행(중앙정부 연간 104만개) 등을 통해 1분기중 중앙정부·지자체 90만개 이상의 직접일자리를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