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최근 급등세에 대해 "이상 급등으로, 왜 비싼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법정화폐 지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발행될 경우 비트코인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3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한은 업무보고'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 전망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여러 가지 기준이나 판단의 척도로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 아닌가 싶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왜 높은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언급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회피 투자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의 대량 구매,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활용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비트코인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높은 가격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5만 달러를 넘어섰고, 시가총액도 1조 달러(약 1100조원)를 돌파했다. 국내 거래에서도 이달 20일 개당 6500만원을 넘어섰다가 전일 급락하며 600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CBDC에 대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설계와 기술 면에서의 검토가 거의 마무리 됐으며 올해 안에 가상환경에서의 CBDC 파일럿 테스트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주열 총재는 "CBDC가 발행되면 그 목적이 디지털 경제 상황에 맞춰 법정화폐로 공급되기 때문에 암호화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빅브라더법이 맞다"며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 총재는 "여러 통신사가 가진 정보를 한곳에 모아두고 그걸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건 빅브라더가 맞다"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도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지급결제 관련 부분을 보류하고 관계 당국 및 전문가 참여해 별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체회의에 출석,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