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후 처음으로 실시된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30%대를 넘어서며 1위에 올라섰다. 야당에서는 윤 전 총장의 대선 지지율 상승에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고, 여당에서는 향후 정국의 변화를 관망하면서 여론 흐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5일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를 보면,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총장을 답한 응답자가 32.4%로 가장 많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9%의 지지를 얻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7.6%)과 정세균 국무총리(2.6%), 추미애 전 법무장관(2.5%)이 뒤를 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총장직 사의 표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그를 확실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인식하며 보수층의 지지가 모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이 정계에 진출하며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보수층의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국민의힘 지지층(67.7%), 보수성향층(50.9%)에서 평균보다 높았다.
같은 조사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발언에는 응답자 56.6%가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7.6%, '잘 모르겠다'는 5.8%였다. 국민의힘 지지층(93.0%), 보수성향층(81.8%)에서는 '공감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고 중도성향층(61.6%)에서도 공감 비율이 높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 지지율 30%를 넘기며 1위를 기록한 데 대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담겼다고 생각된다"며 "문재인 정권과 정면 충돌하는 최선봉으로서의 상징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당분간 정부 비판 현안 메시지를 내며 4월 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등 특정 정당 입당보다는 '제3지대'에서 독자세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우는 것이 존재감과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