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4분기 이후 늘어난 주택매매 거래량 증가와 이사철 전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 7조6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다소 축소된 수준이다. 2월만 놓고 보면 지난해 2월 9조3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세로 첫 1000조원을 돌파한 규모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6조4000억원 증가한 73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5조원 보다 1조4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역대 2월 기준으로는 지난해 2월 7조8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다.
주담대 증가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늘어난 주택매매 거래량 증가와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지난해 9월 5만4000호였던 거래량은 10월 7만2000호, 11월 9만4000호, 12월 8만7000호로 증가했다.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을 보면, 2월 3조4000억원으로 전월(2조4000억원)보다 1조원 폭증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코로나19 이후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수요 뿐아니라 코로나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000억원 증가에 그치는 등 전월(2조6000억원)에 비해 대폭 줄었다. 감소 요인은 설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과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 둔화 등의 영향이 컸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개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전월 25조9000억원에서 이달 9조6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은행 기업대출은 8조9000억원 증가한 995조3000억원이다. 전월 10조원과 비교해서는 1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의 재취급 등 계절요인 소멸과 회사채 발행 확대 등으로 6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8조4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3조7000억원 증가하는 등 전월(2조2000억원)에 비해 1조5000억원 늘었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