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우리나라처럼 수출로 먹고 산다는 얘기가 나올만큼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세계적으로 요구하는 탈탄소화를 이행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 지원 없이 '알아서 하세요'하면 안 된다. 과감한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취임 50일을 앞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10일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피력한 첫 일성이다. 2050 탄소중립 이행기반 구축에 대한 의지로 포문을 연 한정애 장관은 이날 △2050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시나리오, 핵심정책 추진전략 등) 수립 △탄소중립위원회 설립 △탄소중립이행법(가칭) 제정 △국제협력을 통한 글로벌 리더십 제고를 제시했다.
한정애 장관은 "전 세계가 탄소중립이라는 이정표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 일본, 미국 등은 탄소중립을 위한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며 "환경부는 탄소중립 주무부처로 이행기반을 확고히하고, 부문별 돌파구를 제시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 중 무공해차 보급 혁신을 위한 '수송부문 미래차 전환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74%를 담당하는 있는 '배출권거래제의 기능 강화 및 기술혁신을 위한 로드맵' 수립도 전략과제다.
'서울 선언문(가칭)' 채택을 통한 그린뉴딜·탄소중립 연대 선도 주도 등도 중요사항으로 거론했다. 아울러 국조실 주관으로 국가의 탄소중립과 관련된 주요 정책·계획을 심의, 의결하는 '탄소중립 위원회' 구성에 대한 추진 의지도 드러냈다.
탄소중립법 입법 추진를 비롯해 기후변화영향평가, 탄소인지예산 등 하위법령 제정과 제도 설계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그는 "2050 탄소중립 과정에서 녹색전환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응속도가 중요하다"며 "기업에 대한 어떤 지원 없이 '알아서 하세요'라면서 모른 척하면, 2050년에 탄소중립이 안된다. 과감한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원전에 앞서 신재생에너지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내고 부족분에 대해 원전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게 순서에 맞다는 얘기다.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원전을 폐쇄해도 원전 의존도는 여전히 15%에 이르는 등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시설 대표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가덕도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특별법에 환경영향평가 내용이 안 들어가 있어서 일부 오해가 있었다"며 "실제 공항과 관련한 법안을 만들고 기본계획·실시계획을 만들 때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돼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가덕도 특별법은 예비타당성 조사는 간소히 진행하되, 환경영향평가는 실시하도록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이후 출입기자단 첫 간담회를 열고 "2050 탄소중립 과정에서 녹색전환을 앞당기기 위해선 기업의 적응 속도도 정말 중요하다. 정부의 어떤 지원 없이 '알아서 하세요'라면 모른 척하고 2050년에 탄소중립이 안 됐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