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멀티앱'을 추구하는
KB금융(105560)그룹의 실험적 도전이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의 앱으로 모든 게 통하는 '슈퍼앱'과 달리 멀티앱은 각각의 기능을 하는 수많은 앱을 쪼개 놓은 형태여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KB부동산금융플랫폼 리브온(LiivON)의 차세대 버전 리브(Liiv)부동산을 출시했다. 올해 1월부터는 국세청 홈택스, 정부24, 국민신문고에서 KB모바일인증서로 간편인증도 지원하고 있다. KB모바일인증서는 다양한 금융 계열사들을 연계시켜 다른 핀테크 앱들과 차별점을 뒀다. 현재 누적 가입자수는 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등 금융플랫폼' 도약을 노리고 있는 KB금융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평가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을 내걸고 빅테크 기업들과의 한판승부를 선언했다. 계열사 주요 앱을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구축해 전면 승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초기 모델을 설계한 조영서 전 신한DS 부사장을 KB국민은행 DT(디지털 전환)전략본부 총괄로 영입했다. 또 삼성전자·현대카드 출신인 윤진수 부행장을 지난해 IT총괄(CITO)로 선임했다.
kb금융은 핀테크 기업과 끈끈한 관계인 여느 금융회사들과 달리 빅테크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플랫폼으로의 종속’을 막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라며 “경쟁할 부분은 경쟁하고 협업할 부분은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관성 없는 앱 서비스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KB금융 관련 앱은 40여개가 넘는다. 실제 앱 사용자들 역시 "앱이 너무 분리돼 모바일 인증서가 아니라면 사용이 불편하다" "통합성이 떨어진다" "KB 계열 앱이 너무 많아 복잡하다"는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멀티앱 전략을 사용하던 금융사들도 최근 슈퍼앱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KB금융의 경영 전략이 색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은행이 빅테크의 금융 진출을 우려하면서도 생존을 위한 협업을 강화하는 상황인데 KB의 자체 플랫폼 강화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리브부동산. 사진/KB금융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