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접종 시기에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이 면역 체계를 손상시켜 백신 효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다사랑중앙병원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백신 국내 허가 및 도입이 자리를 잡으면서 다음 달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된다.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처음으로 접종하는 백신인만큼, 관련 궁금증도 다양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주의점 중 접종 전후 금주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외출과 모임이 제한되면서 '혼술' 또는 '홈술'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집에서 즐기는 음주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2인 가구 이상 월평균 주류 소비지출은 1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했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병원)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홈술·혼술 문화의 확산으로 음주가 늘어난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다 보니 알코올이 백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접종 시기에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이 면역 체계를 손상시켜 백신 효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후천성 면역 형성을 목적으로 체내에 주입하는 항원이다. 때문에 접종 전 음주를 자제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접종 후 제대로 된 항체가 만들어져 최적의 백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용준 원장은 "접종 후 우리 몸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 백신에 신속하게 반응해 강력한 면역 체계를 형성하며 많은 양의 항체를 생산한다"라며 "이때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주범인 술을 마시면 항체 형성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후에는 주사 부위의 통증이나 발열, 두통, 근육통 등 경미한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몸 안에 항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대부분 2~3일 이내 호전된다. 고열로 인해 해열제를 먹을 때는 항체 형성에 영향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권장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서 흡수되는 약물로 술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심각한 간 손상을 일으켜 급성 간부전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백신으로 인한 이상반응에 대처하기 위해 약물 복용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접종 후 최소 5일은 음주를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 원장은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안전하고 순조로운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하루빨리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