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326030)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상장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음 주자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9년 소재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지분 100%의 자회사로,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업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분리막을 살펴보는 SKIET직원. 사진/SKI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18일 기업공개(IPO) 예비심사를 신청한 SKIET의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가 늦어도 내달 안으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 상반기 중에는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거래소 상장규정 22조에는 상장예비심사 청구 접수 기준으로 45거래일내에 상장 관련 심의를 완료하도록 돼있다.
SKIET의 주력 사업은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과 폴더블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등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317억원, 영업이익 125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이 무려 29.1%에 달하는 알짜배기 회사다.
시장에서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SKIET의 주력 생산품인 분리막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SKIET가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은 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 이슈는 SKIET에게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이은 화재로 배터리 분리막의 완성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아줘 배터리가 화재가 외부 충격에 노출될 경우 화재를 방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5조원대 전후로 추산됐던 SKIET의 기업가치는 최근 들어 최대 10조원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3억8000억원선의 가치를 인정받은 SK바이오팜, 5조원대로 평가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뛰어넘는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장에 우려가 되는 요인들도 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진행중인 배터리 소송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상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으로 인한 파장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폭스바겐은 그동안 SK이노베이션 등이 주력으로 생산중인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로 활용했지만,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파워데이' 행사에서 향후 전기차의 80%에 각형 배터리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요인들로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 SKIET의 IPO 시기를 늦추는 방향도 논의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와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고성능 소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이와는 별개로 SKIET의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 시점에서는 기대하던 만큼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내부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