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한 동호회원들이 배드민턴 시합을 치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고령화와 스포츠 인구의 증가, 과도한 컴퓨터 사용 등으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 성인의 20% 이상이 평생 한 번쯤은 어깨통증을 호소한다는 조사는 이를 뒷받침 하는 요소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호발하는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일반적인 오십견 통증으로 치부해 치료를 늦추다 큰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깨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회전근개 파열, 동결견, 충돌 증후군, 석회성 건염, 퇴행성 골관절염 등 매우 다양하다. 이중 50대 후반, 60대의 중장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가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움직여주는 네 개의 힘줄을 말한다. 힘줄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어깨 통증이 유발되며, 파열이 진행될수록 팔의 힘이 떨어지게 된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이 반복되는 손상이나 마모로 인해 찢어지게 된다.
회전근개파열 환자는 계속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회전근개파열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최근 5년간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환자를 보면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50~60대인 중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테니스나 골프 등 스포츠나 외상에 의해 찢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많은 환자가 어깨 통증이 발생하면 수술 없이도 좋아질 수 있는 동결견(오십견)으로 오해하고 통증을 참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결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동결견은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자지러지게 아프게 된다. 어깨가 굳어져서 아무리 본인이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고 통증이 심해지며, 대개 통증으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잠을 못 이루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아프긴 해도 반대 팔로 아픈 팔을 올리려 하면 올라간다. 통증은 주로 어깨관절의 전방에 나타나는데 특히 팔을 올릴 때 120~160도 사이에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고, 팔을 내릴 때도 통증이 발생한다. 또 파열이 진행될 경우 힘이 약해져 올린 팔을 유지하지 못하고 아픈 팔이 툭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회전근개는 파열되면 자연 치유가 잘되지 않고 방치하면 파열된 부분이 점점 커져 광범위한 파열로 진행될 수 있다. 파열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부분 파열일 경우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분 파열이 완전 파열로 진행할 수 있고, 완전 파열 가운데서도 파열의 크기가 점점 커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술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적절한 치료 없이 시간이 오랜 기간 지나면 근육의 지방변성이 진행되어 파열된 힘줄의 봉합이 어려워지고 재파열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 수술은 관절경으로 대부분 이뤄진다. 어깨에 5mm 정도의 구멍을 통해 관절 내를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이 진행된다. 관절경술은 기존의 절개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절개로 인한 주위 조직의 손상을 주지 않아 회복이 빠르다. 수술 후에는 4~8주 정도는 보조기를 착용하게 된다. 같은 기간은 당분간 팔을 위로 올리거나 옆으로 벌려서 물건을 집거나 옮기는 것은 삼가야 한다. 수술 후 3~6개월부터는 운전이나 간단한 근력운동 등의 활동이 가능해지며, 충분한 재활 과정을 통해 통증 없이 완쾌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어깨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평상시에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어깨 힘줄을 튼튼하게 하고, 어깨 운동 및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어깨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좋다.(도움말=강동경희대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