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여아' 석씨, 공소유지도 쉽지 않을 듯

검·경 수사, DNA 외 확실한 증거 못 찾아
'공모 의심' 김씨 자백 가능성도 희박

입력 : 2021-04-05 오후 12:59:1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특정된 석모씨가 5일 구속기소된다. 떠들썩한 사건 내용에 비해 증거는 확실치 않아 공소유지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구속기간 만료일인 이날 석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석씨는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확실히 밝혀진 사실은 4차례에 걸쳐 확인한 결과, 석씨가 아이의 친모일 가능성이 99.9999%라는 점이다. 이밖에 경찰은 석씨가 산부인과에서 자신의 아이를 첫째 딸 김씨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해왔다. 근거는 김씨 부부 사이에서 나올 리 없는 혈액형과 사진상 풀려있는 인식표 등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정황증거는 신생아의 혈액형은 이후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 사진상으로는 누구의 아이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의혹만 키웠다. 무엇보다 석씨가 바꿔치기했다는 아이의 행방과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알맹이 없는 수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석씨가 아이를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2018년 1~2월 행적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석씨는 기존 혐의대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형법상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0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사체유기죄 형량은 징역 7년 이하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은 단순 약취·유인에 대해 징역 1년~2년 6개월을 권고한다. 가중요소가 있다면 징역 2~4년이다. 숨진 아기는 3세여서 가중요소인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에 해당한다.
 
첫째 딸 김씨 첫 재판은 9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이사 하면서 빈집에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다. 아동복지법 위반과 아동수당법 위반, 영유아보육법 위반도 함께 적용됐다.
 
법조계에서는 김씨가 재판에서 형량의 유불리를 고려해, 진실을 스스로 밝힐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신중권 법무법인 거산 변호사는 "만일 김씨가 공범이라면 심경변화를 일으켜 자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럴 경우 김씨도 처벌이 가중돼 (실제 자백은) 어려울 것이다. 누군가 양심선언 하지 않으면 밝히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알려진 '외할머니' B씨가 11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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