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13일 지스타 2025에서 장르·플랫폼 다각화를 이끌 게임 '신더시티'를 공개합니다. 신더시티는 PC·콘솔로 즐기는 다중접속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인데요. 지스타에 앞서 해본 이 게임은 서울 한복판에서 싸우는 재미와 다층적 전투 구현의 과제를 모두 보여줬습니다.
'신더시티' 캠페인 시작 지점. 망가진 현대 서울이 구현됐다. (이미지=엔씨소프트)
실제 장소 구현 공들여
신더시티는 현대 서울과 23세기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대체역사를 다룹니다. 엔씨 산하 스튜디오 빅파이어 게임즈는 3D 지도 측량으로 코엑스·봉은사, 판교 일대 등 실제 장소를 구현했습니다. 게이머는 실사 그래픽으로 재현된 서울에서 헬리콥터·오토바이·자동차를 타고 다양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현재 최대 네 명 파티로 던전을 돌거나 더 많은 규모로 거대 보스를 공략하는 콘텐츠가 개발중입니다. 반복 경험에 따른 식상함을 피하기 위해 NPC(플레이 불가 캐릭터)에 공간 인지와 판단, 행동이 가능한 AI(인공지능)를 적용합니다.
이번에 체험한 지스타 빌드는 핵심 영웅 '세븐'의 이야기를 담은 캠페인 '파트1: 울프 스쿼드'와 '파트2: 챔버 17'로 구성됐습니다.
파트1의 경우 서울 한복판에서 방어막을 펴고 소총과 저격소총, 슈류탄 등으로 적을 상대할 수 있는데요. RPG(로켓추진유탄)로 적 헬리콥터를 격추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적인 그래픽은 몰입도를 높였지만 적의 반응과 무기 사용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우선 적의 머리를 쏘는 헤드샷의 경우, 첫 발에 헬멧이 벗겨지고 두 번째에 즉사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상대가 쓰러질 때의 반응 속도가 한 박자 느리거나 쓰러지는 과정이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슈류탄 같은 무기를 사용할 때는 팔이 직선으로 뻗는 점도 현실감을 낮췄습니다.
파트2는 폐쇄된 병동에서 괴물들을 상대해야 하는데요. 게임 속 괴물이 어떻게 탄생했고 병원은 왜 격리됐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나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서럴 게임즈의 2011년작 '데드 스페이스 2'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특히 처음 문을 열 때 발생하는 QTE(퀵 타임 이벤트) 때문에 놀라서 뒤로 넘어질 뻔했습니다. 갑자기 괴물이 튀어나와 주인공을 위협했는데요. 너무 놀란 나머지 제한시간 안에 특정 버튼을 연타하지 못해 주인공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주인공이 폐쇄병동에서 괴물과 마주친 장면. (이미지=엔씨소프트)
공간별 무기·전략 특화해야
하지만 그 이후가 단조로웠습니다. 이번 빌드는 밀폐된 공간 속 괴물을 상대하는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샷건과 화염병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괴물을 상대로 특화된 경험을 주는 무기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괴물에게 놀라는 순간 '이후'가 숙제입니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밀폐된 공간 속에서 다가오는 괴물의 사지를 전략적으로 절단해 무력화하는 경험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했습니다. 지난해
시프트업(462870)이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다층적 구조로 전투의 재미를 높였습니다. 주인공 이브는 평소 검을 사용하지만, 지하 공간에선 총기를 사용하며 적 또한 그에 어울리는 상대로 구성됩니다.
신더시티 역시 밀폐된 공간에서 괴물을 상대할 때 그에 어울리는 무기와 전략을 제시하며 필드에서와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엔씨는 MMORPG 명가로 '아이온2'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습니다. 하지만 장르·플랫폼 다각화에 사활을 건 만큼 '엔씨도 그래픽 좋은 슈터 게임을 만들었다'는 데서 그쳐선 안 됩니다. 엔씨는 2026년 하반기 신더시티를 글로벌 출시합니다.
빅파이어 게임즈는 "다양한 매력의 캐릭터를 추가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그에 맞춰 새로운 무기와 택티컬 기어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