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자가진단키트를 영업장에서 사용하고 고객이 30분이나 검사 결과를 기다린다고요. 고객이 자가 진단하고나서 오는 게 아니라는 건가요."
서울형 거리두기에 반색하던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화 주제가 신속 키트에 이르자 당황하는 눈치였다. 방역 불편 해소가 또다른 불편 해소의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지난 10일 남산유스호스텔 생활치료센터와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할 때부터 12일 첫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할 때까지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의 관심사는 코로나 관련 불편 파악 내지 해소에 맞춰져있었다.
서울역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검자들의 불편을, 생활치료센터에서는 주말도 없이 나오는 직원의 불편을 챙겼다. 경증 확진자들을 산책시킬 수 없냐는 질문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선 후인 지난 12일 첫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업종별, 업태별 방역 수칙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거리두기를 들고 나왔다. 맞춤형 방역의 전제가 되는 도구는 신속 자가진단키트다. 지금처럼 하루나 이틀이 걸리는 PCR검사가 아니라 검사한지 10~30분 후에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다.
그동안 신속 키트의 정확성이 낮다는 문제제기는 정부가 사용을 검토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하다보면 민감도와 정확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오 시장 설명에 대한 반박도 나오는 상황이다. 상점과 업소들이 단골만 받는 게 아닌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그리고 브리핑에서 오 시장은 간이 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보건소 PCR검사로 이행하면 된다고 했지만, 간이 키트에서 음성이 나온 사람이 알고 보니 코로나에 걸려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비판을 의식했는지 오 시장은 13일 국무회의 참석 결과 브리핑에서 학교와 종교 시설을 언급했다. 비교적 동일한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참석하니 오 시장이 내세우는 내적 논리에는 들어맞는 시설들이다. 물론 정말로 민감도와 정확도가 올라갈지는 따로 따져볼 일이다.
방역은 불편을 전제로 한다. 불편이 생존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완화 취지는 이해하겠으나, 애초에 방역 역시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 불편 해소가 방역 구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서울시의 현명한 협의를 기대한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