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양재판소 심판 청구·한중 공조 조치 다해야"

전문가들 일 오염수 방류 대응책 주문…UN해양법협약 194조 활용 조언

입력 : 2021-04-13 오후 4:52:03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의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국제해양재판소에 방출 중단 긴급잠정조치를 신청하는 것이 대응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이 오염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해양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있는 만큼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중국 등 인접국가와 공조해 일본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기호 변호사는 1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과학적 자료를 어떻게 제공했는지부터 확인이 돼야 한다. 국제해양법에 사전에 공유하게 돼 있다"며 "원만하게 협의가 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이 갖고 있는 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국제해양재판소를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으니 우리가 그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UN해양법협약 194조 2항은 '각국은 자국의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활동이 다른 국가와 자국 환경에 대해 오염으로 인한 손해를 주지 않게 수행되도록 보장하고, 자국 관할권이나 통제하의 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오염이 자국이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는 지역 밖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 변호사는 "194조 2항에 따라 일본은 한국에 오염으로 인한 손해를 주지 않게 수행되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며 "일본이 한국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일본 정부의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에 방출 결정 중지를 요구해야 한다"며 "일본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국제해양법재판소에 방출 중단 가처분 제소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조치를 통해 오염물질 방출을 막은 대표적인 사례는 2001년 당시 아일랜드가 영국이 방사선 오염 물질 방출을 막아달라고 청구했던 일이다. 던컨 커리 국제환경법 전문 변호사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국 정부가 아일랜드와 사전 협의를 안했기에 긴급 청구가 가능했고 잠정조치를 받아냈다"며 "두 국가는 유럽연합 소속이기에 유럽연합사법재판소에서 다시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송 변호사는 "일본의 무단 방출이 국제적으로 합리화된다면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잠정 수입제한조치도 종료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일본과 한국의 해양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 2019년 WTO 한국 승소의 핵심 논거인데, 오염수 방출에서 일본 해양 환경이 안전하다고 평가받을 경우 수입제한 조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비롯한 인접국가와 함께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국무부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출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일본 주변 국가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헌석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 특위 위원장은 "방류하기까지 2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이 공조해서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중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기구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어찌됐든 인접국가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게 가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조치가 한일관계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럴 때일수록 일본 정부에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의 우려를 일본에 전달하고 일본도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보가 있으면 충분히 주고 하면서 오해가 있다면 풀어야 한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일본에) 정보 제공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결정한 13일 오후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물도매시장에 일본산 가리비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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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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