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달 외화예금이 930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호조에 따라 기업의 수출대금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은행에 예치한 달러 예탁금 등이 늘어난 영향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1년 3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927억 달러로 전월대비 26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화예금은 지난 2월(6억5000만 달러)부터 두 달째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을 말한다.
달러화예금 잔액은 793억5000만 달러로 24억3000만 달러 늘었다. 기업들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619억2000만 달러로 25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수출 호조로 수출대금과 결제 예정자금 일시 예치가 늘어난 영향이다. 또 해외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고객예탁금 관련 자금 예치 등에 따라 법인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달러화예금은 174억3000만 달러로 1억4000만 달러 줄면서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환율이 올라 달러가 비쌀 때 팔려는 수요가 이어진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기준 1123.5원에서 지난달 말 1131.8원으로 8.3원 상승했다.
기업의 외화차입금 일시 증가 등으로 엔화예금도 1억7000만 달러 증가한 55억2000만 달러였다. 위안화예금과 유로화예금도 각각 1억 달러, 1000달러 늘었다.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예금 잔액도 4000만 달러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은 812억6000만 달러로 15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환지점은 114억4000만 달러로 11억 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의 외화예금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예금이 감소하기 마련인데 수출호조에 따라 분기말에 수출대금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927억 달러로 전월대비 26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사진은 달러 검수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