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경기도 3차 공공기관 이전 논란에 관해 "균형발전을 위한 결단"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대선용 치적쌓기 논란과 공공기관 이전의 비효율성, 절차적 정당성 지적 등에도 불구, 제기된 문제에 대해선 도지사가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까지 밝히며 강행의사를 피력했다.
22일 경기도는 이 지사가 참여한 가운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3차 공공기관 이전 관련 현안을 논의할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난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전에 반대하는 토론자로는 김종우 경기도공공기관노조 의장, 이강혁 경기도공공기관이전반대범도민연합 위원장, 이오수 전 광교입주자대표협의회 위원장, 양철민 도의원(수원시) 등이 참여했다. 이전에 찬성하는 측은 이 지사를 비롯해 김용춘 경기도공공기관유치양주시범시민추진위원장, 김미리 도의원(남양주시, 북부도의원협의회 회장), 임진홍 도시플랫폼정책공감 대표 등이다.
22일 경기도는 이재명 도지사가 참여한 가운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3차 공공기관 이전 관련 현안을 논의할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난상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경기도청
이전 반대 측에선 이번 계획이 이 지사의 대선용 치적을 쌓기 위해 성급히 진행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오수 전 위원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오늘 토론을 통해 이전 결정이 철회될 수 있느냐"면서 "이전 계획은 대권 도전을 앞두고 북부지역 표를 의식한 것이며, 이번 토론회는 절차적 명문 쌓기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지사는 "3차 이전이 시기적으로 그렇게 보이겠지만, 1·2차 이전은 오래전에 발표돼 진행 중"이라면서 정치적 행보라는 비판을 일축했다. 이어 "경기 북부 인구가 350만명이고, 남부는 1000만명을 넘는데 표심을 생각하면 이전하지 말고 그냥 둬야지 왜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토불균형"이라며 "경기도 북·동부는 자연보호와 군사규제, 수도권 상수도 문제 등으로 오랜 기간 발전에 소외되고 차별을 받았는데 제 임기에선 과거처럼 적당히 모른 척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우 의장과 양철민 의원은 절차적 문제를 짚었다. 김 의장은 "공공기관은 별도 법인의 기관이고 이전 때는 정관변경과 이사회 승인 등이 필요하다"면서 "공공의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이전하는 데 타당성 조사도 안 하는 게 맞느냐"라고 주장했다. 양 의원도 "저는 집권당의 도의원이고, 도시환경위원회 소속이지만 이번 이전과 관련해 2월17일 발표 하루 전날 통보받듯 이전 계획을 알았다"면서 "균형발전의 대의에 공감하고 지사님의 도정 추진력도 인정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을 결단만 가지고 했다는 건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공공기관은 공익목적을 실현하는 곳이고, 임직원은 도민의 세금을 받기 때문에 민간기업과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절차적 문제는 법률해석에 가까운 부분인데, 승인을 받지 않았거나 이사회 의결과 정관 변경 등을 생략한 게 아니라 계획을 발표하고 지금부터 이런 과정을 밟아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협의와 검토·검증이 필요했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이 문제는 그간 과거의 도지사들도 다 공약했던 것으로, 결국 실행을 위한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북부냐 남부냐를 떠나 1300만명 도민과 경기도 전체를 보는 게 의무인 사람들이고, 이전의 책임은 제가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2월17일 수원시에 소재한 경기연구원 등 7개 공공기관을 도내 북·동부 등으로 옮기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관 노조와 수원시 등은 이전에 반발, 도청을 상대로 이전계획 집행정비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