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의료인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백신 지속기간과 변이 바이러스 등장이 관건으로 꼽히는 가운데 해외 사례를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인용해 발표한 글로벌보건산업동향을 보면, 감염병 팬데믹 상황은 정상상태 이행 또는 집단면역 형성을 거쳐 종료된다.
정상상태 이행은 감염병 확산세가 점진적으로 나아지는 국면이다. 즉각적인 일상생활 복귀가 아니라 교육과 일상생활 등의 제약이 차츰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집단면역 형성은 팬데믹 최종 결말을 의미한다. 1~2분기 동안 전염이 지속될 수 있으나, 이 단계에 이르면 의료 조치는 종결된다.
이 중 집단면역 형성은 백신 안전성 우려에 따른 접종의향 감소, 효과성, 지속기간, 공급망 붕괴,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요인에 따라 네 분류로 나뉜다.
집단면역 분류 가운데 가장 안전한 단계는 전국적 집단면역이다. 전국적 집단면역은 일부에서 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나 거의 모든 인구가 감염으로부터 보호되는 상태다. 전국적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으면 일부 지역이나 국가, 도시만 보호되는 지역적 집단면역 양상을 보인다.
일부 지역에 한정됐던 감염병 확산세가 이어지면 일시적 집단면역 단계로 내려간다. 일시적 집단면역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지역의 인구에 한해 형성되지만,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새로운 전염병이 유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장 낮은 단계는 풍토성 집단면역으로, 특정 지역이 집단면역에 실패하는 상황이다. 이 단계에선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기존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
업계에선 전국적 집단면역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백신 지속기간과 변이 바이러스를 꼽는다. 다수 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는 약 1년간 지속된다. 접종 이후 예방효과가 유지되는 동안 기존 백신으로 막을 수 없는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집단면역 형성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
한 백신 개발 업체 관계자는 "백신 종류와 개발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코로나19 백신 지속기간은 1년으로 봐도 무방하다"라며 "예방효과가 유지되는 약 1년 동안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느냐가 집단면역 형성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이제 막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점을 감안해 국민 대다수가 접종을 마친 각국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는 국가로는 이스라엘과 영국 등이 지목된다.
이스라엘은 전 국민의 약 60%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도 거론되는 등 사실상 집단면역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도 전체 대상자 중 약 30% 이상에 대한 2차 접종까지 마무리한 상황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스라엘,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집단면역에 가까워졌다"라며 "인도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향후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들이 백신 효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백신 접종에서 1등을 할 필요 없이 2등만 하면 된다"라며 "백신 접종 이후의 상황에서도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해외 사례를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