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며 "부동산의 경우 가격안정, 투기근절,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해 간담회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앞서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앞으로의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라'고 답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가 제기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발언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정책이나 방역과 백신 접종은 객관적 지표로 입증되고 국제 비교가 가능한 만큼 그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며 "당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기술 자립을 위해 부처간, 민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업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현재의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김부겸 총리를 중심으로 국무위원들이 새 진용을 갖추고 여당 지도부가 새로 출범한 만큼 남은 1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당청간 긴밀한 공조 하에 원팀으로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정책 마련 과정에서 당에 힘을 실어주면서 대선 국면을 계기로 당청 관계는 당 주도 중심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대선은 다른 선거와 성격이 다르다"며 "미래 비전을 준비하는 그런 경쟁이기 때문에 당이 정책적 주도력을 높이는 것이 마땅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향후에도 대통령이 비서실장, 정무수석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당정청 소통을 강화하도록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백신 접종 노쇼를 예방하기 위한 앱 개발을 요청했다고 했다. 코로나 초기 국면에서 마스크 수급을 위한 앱이 상용화됐던 상황과 같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또한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3분기 경제 여건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당정은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정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정부가 재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별히 챙기겠다고 화답했다고 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외에 송 대표는 청년세대를 위한 주택정책 강화, 변이 바이러스를 대비한 정책, 토종백신 개발, 백신 선구매, 대통령 4주년 특별연설과 같이 국민과 소통 기회 마련 등을 건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송영길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장윤서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