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홈플러스 신임 사장. 사진/홈플러스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홈플러스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제훈 신임 대표가 선임된 가운데, 온라인 쇼핑 강화와 실적 악화, 노조 갈등 등 산적한 과제를 현명하게 풀어낼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30여년 동안 유통과 소비재에 몸담아 온 전문가다.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했으며 펩시와 제약사 쉐링플라우의 미국 본사를 거쳐 2000년부터 피자헛코리아에서 최고재무책임가 겸 최고개발책임자(CDO),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담당했다. 이후 2006년부터 최근까지 바이더웨이, KFC코리아 CEO를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화장품 브랜드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이 대표는 우선 홈플러스 실적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계속 감소했으며, 2018년 회계연도부턴 당기순손실을 냈다. 홈플러스는 2019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 줄었고, 영업이익은 1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마트를 찾는 발길이 줄어 오는 6월 공시될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경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안산·대구·대전둔산·대전탄방점 등 매장 4곳을 폐점하고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올해에는 대구스타디움과 부산가야점이 폐점·매각을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인천 청자, 강원도 원주 등 10여곳의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출점할 계획이다. 창고형 할인점은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 사측과 노조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노조 측은 "부동산개발이익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고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MBK 본사 앞에서 폐점매각 중단과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며 집단삭발식을 진행했다. 2020년도 인금단체협약도 지난해부터 노사가 여러 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채널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 매출을 1조3000억 원으로 전망했으며, 2022년에는 1조8000억 원, 2023년에는 2조4000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무해 시장 이해도와 전문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또, 모든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 사업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뚜렷한 차별점 없이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이 대표는 각사의 온·오프라인 강점을 결합해 취급 상품군과 물류 유통망울 확대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현장 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온라인 사업 강화 △ESG 경영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4가지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표 체제에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