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외국인 유치원생에 대해서도 유아학비(누리과정비)를 지원하자고 정부에 제안한다.
시교육청은 지난 13일 열린 제78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제안한 '유치원 재원 외국 국적 유아에 대한 유아학비 지원 건의' 안건이 가결돼 정부에 건의한다고 17일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교육부는 협의회 차원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전했다.
현재 초·중·고의 경우 외국 국적 학생에게도 학비 무상지원을 하고 있지만 유치원은 난민을 제외하고는 유아학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국내 3∼5세 유아 1인당 받는 학비 금액은 공립유치원의 경우 교육과정 월 8만원 및 방과후과정 5만원, 사립유치원은 각각 26만원과 7만원이다.
한국이 가입한 아동권리협약은 출신 국가를 이유로 아동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외국인 부모의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유아교육을 받지 못한 유아에게 신체·정신적 발달 및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고 장래에 사회적 비용 발생과 이주민 사회통합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3월 기준 서울 지역 유치원에는 667명의 외국 국적 유아가 재원 중이었으며 전국적으로는 총 4211명으로 집계됐다. 학교 유형별로는 국공립 2384명, 사립 1827명이다.
지난해 9월 시교육청은 아동양육한시지원금이 외국 국적 학생에게 제외되자 교육부에 지침 변경을 건의해 지원 근거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에 자체 예산으로 아동양육한시지원금을 지원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아동 돌봄과 비대면 학습지원에 대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한편 이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 안건 건의와 별도로 ‘외국 국적 유아 지원을 위한 관련 조례 개정’ 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국 국적 아동 보육료 미지원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서울시의회 및 서울시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정부가 유치원에 재학 중인 외국 국적 유아학비 미지원 문제를 비롯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국 국적 아동 보육료 미지원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모든 아동에게 차별 없는 유아교육 기회를 보장해주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온전하게 성장하고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외국인 유치원생에 대한 유아학비(누리과정비) 지원을 정부에 제안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