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일 "금년 한미연합훈련을 안 해야만 문재인 정부 임기 말에 그래도 남북 대화를 복원하고 북미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며 "그대로 놔두면 시간적으로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북미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해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정상회담 이후 남북접촉, 북미접촉을 부드럽게 하려면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되지 않았나"라며 "그러나 발표를 아직 안 하고 있다. 북한의 태도를 봐 가면서 그 선물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가 이달 중에 북한과 접촉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6월을 넘으면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한테 남은 시간이 7월부터 계산하면 1년도 안 된다. 대선주자 경선 이런 것이 본격화되기 전에 남북관계를 2018년 봄과 같은 상태로 되돌려놓고 떠나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남북간에 톱다운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이 훨씬 시간을 줄이고 빠른 속도로 관계가 진전이 돼 나갈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는 남북 정상간 원포인트 판문점 접촉 내지 협상 같은 것을 먼저 하는 모양새를 만들고, 그 토대 위에서 북미 간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디딤돌을 놔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그때를 대비해서 북한도 여러 가지 그림을 그린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정 부의장은 북한이 전날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를 비판하는 내용의 평론가 글에 대해서는 "꼭 부정적이라고 볼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사일 문제에 있어서 미국으로부터 반대 급부를 많이 받아낼 수 있는 근거를 하나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문제도 북미 간 앞으로 핵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거래 품목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무엇을 노린 미사일지침 종료인가'라는 제목의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의 글을 통해 "이미 수차례에 걸쳐 '미사일지침'의 개정을 승인해 탄두중량제한을 해제한 것도 모자라 사거리제한 문턱까지 없애도록 한 미국의 처사는 고의적인 적대행위라고밖에 달리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평화회의 '여성 리더, 한반도 평화를 품다'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