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는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라며 홈페이지 지도에서 삭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음에도 시정 조치 요구 등 적극적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중재를 제외하고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들도 정부 차원의 항의를 지속하는 방법 외에는 대응책이 없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에 대해서는 "과잉 대응"이라며 오히려 영토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고유 영토로서 일본 측이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상에 독도를 마치 일본 영토처럼 표시한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며 "외교부로서도 역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일본 정부에 대해서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이 4월 서울 종로구 외교부 합동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앞서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처럼 표시된 것과 관련해 1일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 총괄공사를 공개 초치해 항의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명백한 일본 고유 영토라고 언급했다. 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서 독도 표기를 삭제하라는 한국의 요청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이 사실상 올림픽을 이용해 독도 침탈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정부는 일본의 이러한 반응에도 현재로서는 IOC 중재를 통해 일본에 독도 표기를 시정 조치 요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IOC가 독도 표기에 대해서도 객관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으로 인해 독도가 한일 분쟁 지역으로 부상하는 데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정부의 IOC 중재 요청 정도가 적절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부의) 지금 하는 정도 수준의 (대응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며 "독도가 분쟁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 정부가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오히려 독도 때문에 한일이 다투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 총괄공사에 이어 주한 일본대사까지도 초치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교적인 루트를 통해 계속해서 (문제점을) 이야기해야 된다"며 "일본 총괄공사를 초치했지만 조금 더 나아가 주한 일본대사까지 (초치)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은 외교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올림픽 보이콧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영토 문제는 영토 문제대로, 독도 문제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며 "정치적 문제로 스포츠 문제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도 "올림픽을 보이콧 한다는 것은 너무 과잉 대응하는 것"이라며 "독도 문제는 항상 오버 액션하면 오히려 결과적으로 불리해지는 면이 있다.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최 연구위원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 대한 피해도 있는 것이고, 경제적인 피해도 있다"며 "그런 부분까지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마 히로히사 일본 총괄공사가 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로 도쿄올림픽 독도 표기 관련 초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