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회사 IPO 줄대기…빅테크 선두될까

뱅크·페이 시작으로 엔터·모빌리티 등 기업공개 전망

입력 : 2021-06-0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035720)의 자회사들이 줄줄이 증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카카오의 신사업들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는 신호탄으로, 카카오가 네이버(NAVER(035420))를 꺾고 빅테크 최대 기업으로 발돋움할 지 업계의 이목이 주목된다. 
 
카카오 자회사 중 상장이 임박한 곳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일련의 절차들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올 하반기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와 페이의 기업공개는 국내 핀테크 시장의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증권가에서 추정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최대 40조원에 이른다. 국내 최대 은행인 KB금융(24조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1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금융계열 자회사들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카오엔터는 한국 상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미국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공개 계획을 알렸고, 여민수 카카오 대표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IPO를 위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이를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의 상장 시기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웹툰, 웹소설을 비롯해 영화, 음악,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을 망라하는 카카오엔터의 기업 가치는 2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오는 7월1일을 기점으로 카카오에서 독립하는 멜론컴퍼니가 카카오엔터와 몸을 합쳐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연간 800억원가량의 안정적 영업이익을 확보하고 있는 멜론이 카카오엔터와 합병한다면 연매출 1조 5500억원, 영업이익 1527억원의 종합콘텐츠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재팬은 일본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본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IPO 주관사 추가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가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글로벌 투자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으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 기업가치 8조 8000억원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일본 만화 시장 1위를 탈환한 픽코마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방증이다. 
 
이 외에 연내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카카오모빌리티도 상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거론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국내외 증시 상장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옵션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핵심 비즈니스인 차량 호출 서비스 외에 주차장 운영대행, 퀵서비스, 펫택시, 꽃배달 등 사람과 사물의 이동을 책임지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올해에만 칼라일, 구글 등으로부터 약 2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3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업공개 후에는 가치가 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자회사들의 상장을 발판으로 빅테크 선두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종가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55조 383억원으로 네이버(58조6420억원)와 차이가 4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이 네이버(22%)보다 카카오(58%)가 더 가팔랐다는 점도 이 같은 기대를 높이는 배경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자회사들의 성장과 가치 현실화를 통해 모기업의 가치 재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향후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자회사의 상장으로 모기업인 카카오의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자신감이 넘친다. 여 대표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본사 주도의 영업이익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기업 가치 정체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파트너 비즈니스와 유저 비즈니스 두 개의 축을 통해 중장기 성장을 이끌겠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해 사업가치를 더 키우고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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