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조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손실보상을 법에 명시하지 않고 여행업과 공연업 등 총 34개 업종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실상 소급적용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대상과 폭을 넓힌 것이다. 손실보상법에 소급적용을 명시할 경우 지원이 늦어지기 때문에 초저금리대출 등으로 신속하게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들의 빚 증가세가 가파르다며, 초저금리대출 등 금융지원을 먼저 시행하고 피해규모가 확정될 경우 탕감하는 방식 등을 통해 추가적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여당 간사인 송갑석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손실보상법 관련 당정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당정이 의견을 모은 방식은 폭넓고, 두텁게, 신속하게 피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소급의 의미를 담는 것이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기존 행정명령을 받는 24개 업종 외 행정명령을 받지 않지만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은 여행·공연업 등 10개 업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24개 업종은 중점관리시설 11종(유흥 6개, 노래연습장 등 5종)과 일반관리시설 및 실내체육시설 13종을 포함한 것이다. 또 10개 경영지원업종은 여행, 공연업 등이다.
감염병예방법 49조 1항 2조에 따라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을 받아 손실이 발생한 소상공인이 손실보상법 지급대상이 되는데, 손해보상법 피해지원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외의 피해업종에도 보상을 확대할 수 있도록 법을 설계하겠다는 게 당정의 설명이다. 즉 지원 대상에서 자칫 제외될 수 있는 여행과 공연업 등에 대해서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논란이 된 '소급적용'은 문구로 법에 포함하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손실보상법에 소급적용 문구를 넣게 될 경우 8월에 종합소득세 산출을 통해 정확한 피해액을 집계해야 하고, 실지급은 10~11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집계 절차와 비용, 방법 등에서 논란이 일 소지가 있고 법적 해석의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신 당정은 경영위기업종 등에 대해 초저금리대출, 버팀목자금 플러스과 같은 자금 지원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자금을 이번 추경안에 담으면서 '신속하게', '두터운 지원'으로 미소급적용의 틈새를 메우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급적용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당정은 일단 8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해당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소급적용 문구 포함과 관련해 "부칙에 어떻게 담기는지는 여야가 내일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합의한 손실보상법을 이달 중 처리해 3개월 경과과정을 거쳐 이르면 추석 연휴 전후로 실제 지급이 이뤄지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안과 관련해 간접적 금융지원의 경우 우려를 표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오히려 부채만 늘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빚의 형태가 아닌 직접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결국 당정은 대출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부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생존을 위해서 계속 빌리지만 문제는 부채만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도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상황을 고려해) 먼저 대출 등 금융지원을 하고, 그 사이 정부는 피해규모를 추산해 빚을 탕감해주는 방식도 있다"고 제안했다. 또 나 교수는 "문제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외에 특수고용노동자, 하도급 관계에서 계약 해지된 분들 등이 (이번 논의에서) 소외된 상황"이라며 "이분들까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손실보상을 법에 명시하지 않고 여행업 등 16개 경영위기업종 지원해 확대해 사실상 소급적용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법제화 당정협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조문식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