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세란병원 신경외과 부장. 사진/세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재택근무와 자녀들의 온라인 학습 등이 늘어나고 있다. 가족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사노동의 고충을 호소하는 주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복적인 가사노동은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척추전방전위증은 50세 이상 중년 여성들이 흔히 앓고 있는 척추 질환으로 꼽힌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맞물려 있는 척추 뼈가 서로 어긋나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이다. 위쪽에 있는 척추 뼈가 아래쪽에 있는 척추 뼈보다 복부 쪽으로 미끄러져 나가면서 척추가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디스크 퇴행과 척추 관절에 트러블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총 18만905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같은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6만1697명이었다. 약 4년 사이에 14.5%나 증가한 셈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13만3312명이었다. 전체 척추전방전위증 환자의 70.5%로 남성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와 60대 여성 환자가 8만8427명으로 전체 환자 가운데 46.7%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를 이어주는 연결 부위가 금이 가거나 골절된 상태인 척추분리증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분리증은 선천적으로 척추 관절이 불안정하게 형성되면 나타날 수 있다. 선천적 요인 외에도 허리에 반복적으로 무리를 가하는 습관으로 척추 관절이 약해지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은 중년으로 접어들수록 호르몬의 영향으로 골밀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앉아있다 일어설 때나 허리를 앞뒤로 젖혔을 때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이 밖에 오랜 시간 서 있을 때 허리와 엉덩이 사이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하지 방사통으로 인해 오래 걷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 초기에는 통증이 심한 정도가 아니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상태가 많이 악화됐거나 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는데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치료로는 신경 감압 수술과 전방 척추 유합술이 주로 시행된다. 신경 감압 수술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전방 척추 유합술은 척추에 나사못을 고정해 척추 불안정성을 잡아주는 수술 치료 방법이다. 이 수술 방법들은 수술 부위를 되도록 최소한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다른 수술 치료에 비해 통증이 비교적 적고, 고령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척추전방전위증과 원인 질환인 척추분리증을 예방하려면 평상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업무나 가사노동을 하는 중간에는 휴식을 가지면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박상우 세란병원 신경외과 부장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기본적인 습관"이라며 "가사나 업무적으로나 허리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면 큰 통증이 없더라도 의도적으로 틈틈이 휴식을 취해 허리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통은 척추전방전위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라며 "평소 자신의 허리 건강을 점검하고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