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추진하는 서울시내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부 규제로 재건축 시장이 주춤한 사이 리모델링 사업이 건설업계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재건축 시장에서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느낀 대형 건설사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어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둘러싸고 건설사들의 경쟁과 이합집산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모델링 사업 추진으로 분위기가 상승하고 있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분당·일산·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중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사례가 나오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한솔마을5단지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같은 정자동에 위치한 느티마을3단지, 느티마을4단지 등도 리모델링 관심 단지다.
1기 신도시가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올해를 기점으로 3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30년이 넘으면 재건축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평균 용적률이 200%를 넘는 곳이 많아 재건축을 해도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리모델링 사업이다. 리모델링 사업이 재건축 사업보다 규제 장벽이 낮아 사업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서울 지역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잇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오는 26일 주택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총 사업비가 약 1조원이 넘고, 추정 공사비도 약 9천억원이 넘는 리모델링 사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는 62개 단지(4만5527가구)로 나타났다.
2019년 12월 37단지(2만3935가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는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만 집계한 수치로, 추진위원회 단계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재건축 시장 규제와 노후 단지 급증으로 리모델링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리모델링 사업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 강자인 쌍용건설은 지난 3월 4500억원 규모의 경기도 광명 철산한신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고, 5월에는 8000억원 규모의 서울 가락 쌍용1차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수주액 1조원을 달성한 상태다.
여기에 올해 리모델링 시장에 다시 진출한
DL이앤씨(375500)는 지난달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3225억원)에 이어 이달 초 경기 수원시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 리모델링 공사(2159억원)를 수주했고, 지난 14일 950억원 규모의 경기 군포시 금정동 산본 율곡아파트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수주액 1조원을 넘어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서 장점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에 리모델링은 결국 재건축의 대안으로 그치게 된다”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당장 재건축 활성화가 가시적이지는 않다. 설령 재건축을 추진하더라도 소요 시간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이런 현황이 지속된다면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