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년 만에 재개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에서 구글과 스마트워치 통합 운영체제(OS)를 내놓을 전망이다. 현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시도인데 얼마나 판도 변화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번 MWC 2021 개막 직후인 29일(현지시간) 오전 '삼성 갤럭시 버추얼 이벤트'를 열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워치4의 새로운 구동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를 써왔는데 업계는 삼성이 이번부터 구글의 웨어 OS와 타이젠을 합친 통합 OS를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과 구글은 웨어 OS와 타이젠을 합친 통합 OS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이 구글 손을 맞잡은 것은 그만큼 애플이 독주하고 있는 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반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삼성전자(8.0%)는 애플(33.5%)은 물론 화웨이(8.4%)에도 뒤졌다. 스마트워치 OS 시장 역시 애플 워치OS가 33.5%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2위 삼성 타이젠은 8.0%에 그쳤다.
업계 선두주자 애플은 지난 7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헬스케어 기능이 한층 강화한 '워치OS 8'을 공개하며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섰다. 심호흡 앱에 명상 기능을 추가했고 수면 중 호흡수를 측정해 사용자에게 건강 상태를 제공한다. 또 필라테스 등 새 운동 유형을 추가해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하는 운동을 정확히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삼성은 이번 통합 OS 구축으로 애플 견제와 함께 스마트폰과 연동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받는 타이젠 대신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접점을 늘리고 갤럭시 스마트폰 연동성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19)가 개막한 지난 2019년 2월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아그란비아 전시장 입구에서 업체 관계자, 미디어,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함께 계속 확장하고 있는 갤럭시 생태계를 소개하고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여러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워치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할 방침이다. 스마트 기기 보안과 관련한 최신 기술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MWC 2021은 행사가 취소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 개최 시기를 다소 조정한 끝에 진행되나 다소 김이 빠진 채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오프라인 전시를 불참하기로 하면서 매년 8개 수준이었던 전시홀은 3개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 행사에 전념하며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066570)는 MWC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 이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가 축소·연기되면서 업계 입장에서 홍보에 애로사항이 많다"며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비대면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는 줄었으나 온·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는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이 접목한 산업 기술 등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최근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기조연설자로 선택해 다소 김빠진 행사 분위기 달구기에 나선다.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최고기술자 자격으로 자리에 서는 머스크 CEO는 29일 위성통신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