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최재형 사임에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최재형 사의 당일 재가…청와대 "전대미문의 일"

입력 : 2021-06-28 오후 8:16:44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그의 행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대선출마를 위해서 중도사퇴한 일이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역대 감사원장의 사례까지 들며 최 감사원장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최 감사원장의 사표를 당일 재가하고 강도높은 비판 메시지를 내는 등 실망감을 표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오늘 5시 50분쯤 최 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위원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이 사의를 표한 지 약 9시간 만의 일이다.
 
문 대통령은 최 감사원장을 겨냥한 비판의 메시지도 남겼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최 감사원장의 임기는 2022년 1월까지였다.
 
특히 청와대는 문민정부 이후 역대 감사원장의 임기 이행 전례를 설명하며 중도 사퇴한 최 원장을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까지 문민정부 이후 감사원장 현황을 보면 15대 이회창, 21대 김황식, 두 감사원장은 국무총리 지명으로 중도 사퇴했다"며 "16대 이시윤, 18대 이종남, 19대 전윤철, 23대 황찬현은 임기 만료로 물러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황찬현 감사원장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되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계속 하다가 2017년 12월까지 해서 임기가 보장됐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20대 전윤철 원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면서 중도사퇴를 했고 22대 양건 원장은 박근혜 정부로 교체되면서 중도사퇴를 했다"며 "이에 비추어본다면 (최 원장처럼) 임기 중에 스스로 중도사퇴를 한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사표를 당일 처리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최원장에 앞서 사표를 내고 대선에 뛰어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사의를 표명한 지 75분 만에 문 대통령이 수용 입장을 밝혔고, 하루 만에 면직안을 재가(3월5일)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최 감사원장의 사표를 하루 만에 재가했다. 그만큼 실망이 크다는 뜻이다.
 
최 감사원장은 이날 오전 9시쯤 감사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했다. 그는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최 감사원장은 그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현 검찰총장)의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 제청 요청 과정 등에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바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런 최 감사원장의 태도를 치켜세우면서 야권 대선주자로 이름을 오르내렸다.
 
최 감사원장의 사표가 수리되면서 감사원은 당분간 강민아 감사위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제 감사원장 임기가 반년 정도 남았는데 후임 감사원장 지명 등 향후 인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가 알지 못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그의 행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대선출마를 위해서 중도사퇴한 일이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역대 감사원장의 사례까지 들며 최 감사원장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최 감사원장의 사표를 당일 재가하고 강도높은 비판 메시지를 내는 등 실망감을 표출했다.  사진은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재형 감사원장 사표 수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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