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이슈) SKT-구글 동맹, 우리나라 모바일 지형 바꾸나?

입력 : 2010-08-04 오전 9:55:38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 앵커 : 양성희 기자
▲ 출연 : 산업부 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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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체계 안드로이드로 유명한 구글, 무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 이 정도면 우리나라 모바일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구글은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국내에서 우상향의 가파른 성장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별 볼 일 없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이같은 실패를 SK텔레콤이라는 원군을 발판삼아 전환하려는 시도를 구글이 벌이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 SK텔레콤과 구글 동맹이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을 거라 생각되지만 취재결과 조금 다른 내용들이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 SK텔레콤과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픈마켓 협약을 최근에 맺은 것은 알지만 그 후속조치로 다른 사실이 나온건 없는 것 같아요?
 
▲ 하성민 SK텔레콤 이동통신부문(MNO) 사장이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을 만나러 캘리포니아 마운티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에 올해 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하 사장이 방문한 이유는 안드로이드 마켓에 대한 양사간 협력 등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한 양사간 협력 체계를 굳건히 하기 위해 간 거였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구글 CEO 에릭 슈미트가 회의 장소에 들렀다고 합니다. 에릭 슈미트는 우연하게 방문했다고 말했지만 에릭 슈미트와 앤디루빈이 근무하는 건물과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일부러 온 게 분명했다고 합니다.
 
에릭 슈미트는 이미 하사장이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SK텔레콤이 어떤 위치의 사업자인지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구글 검색이나 서비스가 한국 온라인 시장에서 토종 포털들에게 밀려 맥을 못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답니다.
 
에릭 슈미트는 하 사장에게 무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우리나라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 검색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밀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냈다고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밀렸지만 모바일은 장악하고 싶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은 셈이죠. 하 사장은 흔쾌히 그 같은 요청에 대해 수락했고, 아직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이 SK텔레콤의 가장 우선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 확실시 됩니다.
 
- 그렇군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부문의 수장인 하 사장이 흔쾌히 약속했다면 조만간 관련 서비스가 선보이겠네요?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개념 이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SK텔레콤의 수장인 정만원 대표도 지난달 기자간담회 당시 “기존 모바일 서비스 네이트는 SK컴즈(066270)에 맡기고 SK텔레콤은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은 안드로이드나 바다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정대표가 언급한 ‘새로운 플랫폼’은 모바일 네이트 서비스 같은 형태가 될 것이 유력합니다. SK텔레콤이 얘기할 수 있는 플랫폼은 SKAF(SK Application Framework) 정도인데, 개발자들 입에서 회자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냥 고사될 위기에 처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SK텔레콤이 구글과 손잡았다면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는 구글 검색을 포함한 GMS, 구글 모바일 서비스가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은 GMS를 각 나라 이동통신사의 요구에 맞춰 최적화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선보일 GMS도 SK텔레콤이 자랑하는 멜론같은 음악서비스나 오픈마켓 11번가 등이 구글 검색이나 구글 지도와 결합된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이 기자는 GMS를 접한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처럼 포털 서비스의 다양성과 현지화가 잘된 나라도 드물텐데 경쟁력이 있을까요?
 
▲ 저도 GMS를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관련 내용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005930) 실무 부서쪽에 해당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정확히 해당 서비스를 보고 말씀드려야하는데, 구글 검색이나 구글 지도 등을 포함한 일종의 포털 서비스입니다. 다만 모바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모바일 포털서비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 구글 서비스가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모바일이라고 뾰족한 수 있겠느냐 라는 지적이 가능한데요. 문제는 무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밀어준다는 점입니다.
 
LG전자(066570)의 최신형 스마트폰 옵티머스 시리즈에서 SK텔레콤의 요구로 NHN(035420)의 네이버 검색이 초기화면에 장착되는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동통신사가 강한 입김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와 일본만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사 위주의 휴대폰 유통구조에서 오는 역학관계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글이 SK텔레콤과 손을 잡았을 경우에 파생되는 시장 지배력은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상상을 초월할 수가 있습니다.
 
- 그래도 구글 과연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구글이 넘기에는 네이버나 다음의 서비스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 문제는 구글코리아가 실체가 없는 조직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실체가 없는 조직이라는 표현은 구글코리아가 서비스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인력 자체가 태부족이라 본사 지원없이 경쟁력있는 현지화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기에는 다소 힘에 부쳐 보인다는 거죠.
 
또 한가지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능 능동적 성향입니다. 예전 일반폰 시장에서는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서비스를 설정하면 이용자가 그냥 써야했지만, 지금은 조금만 사용을 해보면 자기가 필요한 서비스를 가장 앞단에 설치하고 이용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지도나 동영상 다음(035720), 검색은 네이버라는 식으로 이미 온라인의 이용 형태가 모바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가진 장점은 안드로이드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네이버나 다음 등은 새로운 휴대폰이 나왔을 때, 혹은 플랫폼이 업그레이드된 이후에나 서비스 최적화가 가능하지만 구글은 이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맞춰서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선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 좋습니다. 그럼 구글의 경쟁자인 네이버나 다음, SK컴즈의 반응은 어떤가요?
 
▲ 저도 그게 궁금해서 물어봤는데요. 우선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다음은 아직은 해볼만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도나 검색, 동영상 등 모바일 다음의 서비스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인만큼 상당한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고, 이용자 곡선도 가장 앞설 정도로 잘되고 있습니다.
 
뒤늦게 모바일 올인을 선언한 네이버는 반응이 더 차가웠습니다. SK텔레콤이 구글과 손잡는 것에 대해 관심없다는 입장입니다. 과거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김상헌 사장부터 공공연히 우는 소리를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표정입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거나 아직도 시장에 대한 감이 떨어지거나 둘 중 하나일 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SK텔레콤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입니다. SK컴즈는 반응이 사뭇 달랐습니다. SK컴즈관계자는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펄쩍 뛰었습니다. 그동안 모바일에서 서자 취급 당하면서 SK텔레콤의 갖은 수발을 다 들어줬는데, 구글이 그 자리를 차고 들어오니 기가 찰 노릇이겠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지금 SK텔레콤 입장에서 다른 경쟁사보다 먼저 안드로이드 시장을 선점해야하고 아이폰을 견제해야할 판국이니 자회사인 SK컴즈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까요. SK컴즈는 당분간 SK텔레콤이 맡긴 기존 모바일 네이트를 운영하면서 또 한번 때를 기다려야할 것 같아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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